한국씨티은행(옛 한미은행) 노사가 전체 비정규직의 70%에 달하는 800여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비정규 직원의 임금을 대폭 올리고 복지후생비를 정규직에 준하는 수준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노사는 "지난 20일 비정규직의 무기계약 전환에 합의하고, 앞으로 비정규직의 복리후생과 처우개선을 위해 노사 양측이 노력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22일 밝혔다.

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전체 계약직 1천150여명 중 70%인 800여명을 올해 안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7월에 40%, 12월에 30%가 전환된다.

전환대상은 근속연수가 만 3년이 넘은 비정규직이다.

노사는 내년 7월부터는 비정규직법 확대시행에 따라 근속연수가 2년이 넘은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노사는 특히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해 전담텔러직군 초임을 174만원에서 219만6천원으로, 일반사무직군의 경우 168만원에서 189만6천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현재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상향된 초임을 기준으로 호봉에 따른 상승분을 적용해 임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규직에게만 제공되던 산전후휴가·육아휴직·안식휴가·가정의달 행사비 지급 등 21개의 복지후생 제도가 비정규직에게도 적용된다.

다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비율은 기존 7%(연간 약 75명)에서 2010년부터는 5급 정규직 채용인원의 20%(2009년 30명)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대다수 비정규직이 여성인 상황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행원의 남녀 성비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한국씨티은행 5급 행원 중 남성은 424명, 여성은 1천100여명이다.

금융노조 한미은행지부 관계자는 "무기계약직 전환으로 고용안정을 확보하고 임금·복지 등 비정규직의 실질적인 처우개선을 이끌어낸 것은 큰 성과"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올바른 방향인 만큼 불가피하게 이번 합의에서 비율을 축소했더라도 지속적인 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작성일: 2008-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