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쌍용자동차 파업관련 수사를 조작해 구속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속노조는 지난 20일 자살을 시도한 쌍용차 노동자 A(39)씨가 남긴 유서를 24일 공개했다.

유서에 따르면 경찰은 복직을 조건으로 A씨에게 허위자백을 강요했다. 유서에는 "경기지방경찰청 C형사가 너는 빼 줄 수 있다, 그러니 말을 하면 빼 주겠다"고 제안했고 A씨가 일부 사실을 허위로 자백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유서에서 "가정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동료를 팔아먹은 죽일 놈"이라며 "보지도 않은 것을 보았다고 진술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내 작은 생각이 이렇게 큰 불화를 일으킬 줄은 시간이 지나 알게 됐다"며 "내 진술서에 있는 3명의 진술은 거짓 진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유서에는 "B씨를 설득시켜 불게 하라"·"B가 대포를 만들었다 말해도 구속은 안 시킨다"·"만들라고 시킨 놈을 잡으려고 한다" 등과 같은 내용이 담겼다. 경찰이 A씨를 이용해 또 다른 조합원에게 허위자백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A씨는 C형사의 회유협박도 나열했다. A씨는 C형사가 "더 불어라"·"그래야 도와준다"·"너는 살아야 되지 않냐"와 같은 말로 회유·협박했다고 소개했다.

A씨는 유서 말미에 "대포 쏘는 거, 만드는 것을 보지도 못한 나보고 B를 설득시키라는 C형사는 아주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파업을 철회하기 하루 전인 지난 5일 농성장을 나왔다.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던 A씨는 최근 경찰에 3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A씨는 20일 오후 7시께 경찰의 강압수사를 비관해 자살을 시도했고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경기경찰청과 평택경찰서가 복직시켜 주겠다는 회유와 협박으로 대다수 조합원들에게 거짓 진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권 변호사는 "반말과 폭언에 '구속하겠다'·'긴급체포하겠다'는 협박이 이어지고 있다"며 "실정법 마저 무시하는 경찰의 위법수사가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강압수사 중단을 요구했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은 "복직 권한도 없는 경찰이 이를 빌미로 자백을 받아 내려는 것은 회사측과의 공조가 있었음을 반증한다"며 "조작수사로 노동자를 구속하고 노조를 파괴하겠다는 경찰의 의도가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작성일: 2009-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