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FTA를 빠른 시간 안에 타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야권과 시민사회가 한미FTA 저지 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2일 오전10시30분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민주노동당,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은 한미FTA에 임하는 한국 정부의 굴욕적 자세를 일제히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자동차 시장을 사실상 미국의 요구대로 개방할 뿐만 아니라 광우병 우려로 수입을 제한하고 있는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까지 개방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성토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정부는 지금까지 쇠고기 문제는 FTA와 상관없고 추가로 시장개방을 양보하지 않겠다고 말하더니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미 쇠고기 협상의 주역인 민동석씨를 외교부 제2차관으로 임명할 때부터 밀실에서 쇠고기 협상을 하려했던 것 아니냐”고 따지며 “가족의 건강과 생명을 파괴하는 정부를 국민이 참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한미FTA 협상 타결이 눈앞에 와 있지만 ‘타결’이란 말이 민망할 정도로 일방적인 ‘양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부는 그동안 자동차 내주고 쇠고기를 지키는 것처럼 포장했으나 모두 거짓말이었다”며 “야당의 공동전선과 시민사회의 연대로 6년 동안 해온 한미FTA 저지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역설했다.
참가자들은 최근 토머스 도나휴 미국 상공회의소 쇠장이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와 면담 후 “쇠고기 협상이 3/4 정도 진행됐고 소소한 조정만 남았다”고 발언한 데 대해 진상을 밝힐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권이 한미FTA 비준 거부로 의견을 통일하고 단일 대오를 형성한 가운데 시민사회도 G20정상회의 이후 본격적인 한미FTA 저지 투쟁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쇠고기와 자동차 시장을 활짝 열며 한미FTA 추가 협상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정부에 맞서 야권과 시민사회가 2008년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 이후 다시 한번 대대적인 투쟁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민중의 소리 -
작성일: 2010-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