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쟁같았던 쌍용차노조의 77일간의 옥쇄파업. 당신의 기억 속엔 어떤 모습으로 남았는가. “회사가 망하면 노동자도 없는데 왜 저러고들 있을까” “이제 그만 하자” 했던가. 나와는 아주 먼 이야기일 뿐 이었던가. ‘당신의 전쟁’이었지 ‘나의 전쟁’은 아니었던가. 전직 대통령의 죽음이 더 애통했을 뿐 파업 도중 자살한 노동자의 죽음은 잊어버렸는가.
77일간의 쌍용차 옥쇄파업. 이미 지나간 과거의 아픈 상처로만 묻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왜냐면 사실 그 때의 전쟁은 우리의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노동을 하고 그 댓가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의 전쟁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당신의 전쟁, 나의 전쟁, 우리의 전쟁은 임박했다. 우리가 쌍용차 파업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쌍용차 파업을 담은 다큐멘터리 ‘당신과 나의 전쟁’의 공동체 상영회가 23일 오후 7시 전남대학교 용봉문화관 4층에서 진행된다. 꼭 봐야할 영화지만 ‘당신과 나의 전쟁’을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보게 되는 일은 없다. 제작자들은 이 영화가 모든 노동자 시민들이 함께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영화는 지역·단체·개인의 신청을 받아 공동체상영회 형식으로 상영된다. 현장에서 자발적 후원금을 받으며, 수입은 일부 제작비를 제하고 모두 쌍용차 해고자 생계비 지원금으로 쓰인다. 이번 광주상영회는 민주노총 광주본부,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광주인권영화제,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진상필름이 주최했다.
태준식 감독의 ‘당신과 나의 전쟁’은 쌍용차 파업의 한 가운데로 우리를 데리고 간다. 그리고 왜 그것이 우리의 전쟁이었는가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반성’하게 한다. 미디어를 통해 보여진 쌍용차 파업의 필터링 된 정보가 아닌, 날 것 그대로의 현실 한 가운데로 데려간다. 아프고, 서럽고, 뜨겁다. 어쩌면 패배의 기록인지도 모른다. 파업은 무차별 진압되고, 정리해고는 단행됐으며, 파업 참가자는 구속됐다. 그리고 해고당한 이는 한달 130만원의 월급을 받고 돼지고기를 썬다.
대부분의 옥쇄파업 장면은 현장활동가들과 쌍용차 노조 간부들에 의해 제공됐다. 감독은 파업 당시 공장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여름, 404, 승리’ ‘필승 ver 2.0 연영석’ ‘샘터분식’을 연출했던 태준식 감독은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질문한다. 공장 안과 밖의 격렬했던 한 시절. 그 싸움은 지금 어디쯤에 있나? 투쟁에 참가했던 조합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나? 어떤 식으로든 그 싸움에 끼어들었던 당신은, 그리고 나는 지금 어디쯤에서, 어떤 모습으로 서 있나?
당신의 전쟁을 우리의 전쟁으로 만들지 못한 반성. 영화를 봤던 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 “함께 살자” 절규했던 이들과 함께 살지 못했던 자책이 담겨있을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전쟁이 나의 전쟁이었고 우리의 전쟁이었다.
지역 상영문의 062-525-5313
- 광주 드림 -
작성일: 2010-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