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와 4대강 사업 등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한 국민 반발이 거센 가운데, 정부 사업에 찬성하는 집회나 행사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집회 대부분은 자발적이고 순수한 시민들의 집회가 아닌 이른바 ‘관제데모’ 또는 ‘관제집회’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 4일에는 충남 조치원에서 열린 세종시 정부 수정안 찬성 집회에 외지인인 대전 시민 500여 명이 일당 3만원씩을 받고 동원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새마을운동중앙회가 8일 오후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녹색새마을 4대강·하천 살리기 실천다짐대회’를 열고 있다.ⓒ 민중의소리
이런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양화 한강시민공원에서는 관변단체인 새마을운동중앙회 주최로 ‘녹색새마을 4대강·하천 살리기 실천다짐대회’가 열렸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이날 집회에 전국 시·도 새마을회장단과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 새마을남녀지도자 등 5천여 명을 동원했다. 집회에는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도 참석했다.
이재창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은 대회사에서 이번 사업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물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는 사업임을 깨달아야 한다”며 “여기 모인 새마을지도자들과 국민 모두가 동참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뒤어어 단상에 오른 이달곤 장관은 “새마을 운동도 반대가 적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5천년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일”이라며 4대강 살리기 운동도 반대가 거세지만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이날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4대강·하천 살리기 △국민의 호응과 동참 분위기 조성을 위한 홍보활동 강화 △소하천 정화 및 주변 청결 활동 등을 결의했다.
“그런데 오늘 행사, 무슨 행사인지 알아요?”
오후 2시께 시작된 이날 집회는 수 천 명이 동원된 행사 규모와는 다르게 30분도 채 되지 않아 마무리됐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도 무대 아래 앉은 대표자들을 제외하고는 집중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무슨 집회인지도 모르고 참석한 이들도 있었다.
집회 장소로 향하던 길, 양화 한강시민공원 들머리에서 마주친 중년 여성 두 명은 행사장에 가는 길이냐고 묻자 오히려 “오늘 이 행사, 무슨 행사인지 알아요?”라고 되물었다.
8일 오후 서울 양화시민공원에서 열린 ‘녹색새마을 4대강·하천 살리기 실천다짐대회’에서 운영진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남성 참가자에게 돈을 건네고 있다.ⓒ 민중의소리
‘새마을’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박힌 녹색 모자를 쓴 그들은 서울의 한 지역 새마을교통봉사대 소속이라고 했다. 무슨 행사인지도 모르고 가냐는 물음에 50대 초반이라고 밝힌 한 중년 여성은 “대장이 그냥 가라고 하니까 나왔지”라며 집회 이름이 뭐냐고 거듭 물었다.
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힘을 실어 주는 집회라고 일러주자 그제서야 중년 여성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새마을운동중앙회는 교통봉사대에 지역별로 5명 이상씩 조직해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여는 이날 집회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들은 교통봉사대장의 지시에 무엇을 하는 집회인지 내용도 이름도 모른채 ‘위에서 시켜서’ 나온 것이다.
30분도 안 돼 끝난 집회…정체모를 ‘돈봉투’도 오고 가
이날 집회에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돈과 봉투가 오고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달곤 장관이 단상에 올라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안 행사장 오른편, 참가자 인원을 점검하던 한 여성이 서울 ‘00구’ 안내판을 든 한 남성에게 “다른 사람이 보기 전에 넣으세요”라는 말과 함께 돈이 든 봉투를 건넸다.
잠시 뒤 이 여성은 인원점검표를 들고 있는 다른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또다른 남성에게 만원권 지폐 몇 장을 건넸다.
30여분만에 행사가 마무리된 뒤 서울 시내와 수도권에서 온 참가자들은 행사장에 올 때처럼 지역별로 대절한 관광버스를 타고 돌아갔다.
- 민중의 소리 -
작성일: 2010-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