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를 앞둔 1일 영국 런던에서 반대시위를 벌이던 시민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이 시민은 이날 저녁 7시 30분께 영국중앙은행 앞에 모인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뚫고 나오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깔려 숨졌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은 시위대로부터 남성 1명이 쓰러졌다는 제보를 받고 의료진을 투입해 구급조치를 취한 뒤 구급차로 인근 병원에 옮겼으나 결국 살려내지 못했다.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영국 내에서는 경찰의 무리한 진압이 화를 불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경찰이 진압에 나서기 전까지 모든 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부터 런던에서는 수천여명의 시민들이 반자본주의, 반전평화, 기후변화 등 다양한 주제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평화적인 행진을 통해 일몰 무렵 영국중앙은행 앞에 모였다.

문제는 경찰 5천여명이 투입돼 이들을 폴리스라인 안으로 격리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벌어졌다. 이 때부터 일부 시위대가 격렬한 저항을 시작했고, 경찰도 곤봉과 방패 등을 휘두르며 폭력적인 진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하루 동안 63명을 연행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이같은 조치로 인해 2시간여 동안 화장실이나 마실 물도 없는 상태에서 감금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 환경운동가는 경찰의 이같은 진압이 "전혀 불필요한 일이었다"면서 "나는 두 시간 동안 갇혀 있었다. 내가 경찰 한 명에게 '밖으로 나갈 수 있냐'고 물었더니 그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시위대 한 명은 "그들은 곤봉과 방패로 사람들을 밀고 가격했다. 단지 20미터 가량 시위대를 뒤로 물러서게 하기 위해서였다. 앞에서 사람들이 '폭력이 아니라 평화'라고 외쳤지만 경찰은 곤봉을 휘두를 뿐이었다. 나는 어떤 상황인지 보려고 내려왔다가 경찰에 얼굴을 맞았다"고 증언했다.

RBS(스코틀랜드왕립은행) 앞에서는 시위대가 유리창을 부수는 등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RBS가 가장 격한 시위의 표적이 된 것은 프레드 굿윈 RBS 전 행장이 받고 있는 연간 100만 달러의 연금을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반납하라는 여론이 비등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G20 금융정상회의가 열리는 2일에도 런던 주요 지하철역에서 집회가 진행된 후 영국 중앙은행으로 행진이 이어질 예정이다. 경찰은 이에 대비해 6천여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런던 중심가 기업들은 이날 하루 문을 닫는다.

                       -  민중의  소리  -


작성일: 2009-04-03